Ménage à Trois - Trailer (2012) by Claire Cunningham & Gail Sneddon
- The 2012 British Council Edinburgh Showcase
주한영국문화원 후원으로 국립극장 신민경 프로듀서와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성무량 공연기획팀장이 2013 영국문화원 에든버러 쇼케이스에 다녀왔습니다. 신민경 프로듀서의 후기에 이어 성무량 팀장의 후기, '지금 우리에게 에든버러는 어떤 의미인가'를 5편에 나누어 게재합니다.
<메이나지 어 트로이스> 와 인간의 평등한 욕구에 관한 단상
스코틀랜드 국립극장의 작품 <메이나지 어 트로이스(Menage A trois)>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실 이 작품도 스코틀랜드 아트 카운슬(Scottish Arts Council)에서 선별한 작품이기에, 기대 반 우려 반으로 극장을 찾았다(지나친 프로모션의 힘을 업은 작품은 실망하기 일쑤인 경우가 많다).
평범한 프로시니엄에 세트도 별로 없는 소박한 무대였다. 암전이 되자 스코틀랜드 악센트의 차분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나지막이 이어지는 그녀의 독백을 배경으로 목발을 짚은 여주인공이 등장한다. 세상과 단절된 채 혼자만의 방에 머무는 그녀는 상상속의 연인을 만들어낸다. 그녀의 몸의 일부가 되어버린 목발을 세워 남자의 어깨를 만들고, 거기에 옷을 입혀 같이 식사도 하고 춤도 춘다. 외로운 그녀만을 위한 연인이다. 물론 실재하지 않는… 하지만 더블로 나오는 남자 무용수와 함께 추는 삼인무는 무엇보다 아름다워서 전경에 나오는 홀로그램이 무색할 정도이다. 한 시간여 그런 환상의 시간이 지나고 목발 애인을 팽개쳐 버리는 현실로 돌아오면 관객은 눈에 눈물이 맺힌다. 최근에 봤던 무용 중에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우리는 사랑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질 평등한 욕구를 가지고 태어났다. 하지만 그 지극히 평범한 욕구조차 그녀에게는 너무나도 먼 현실이었다.
위의 동영상을 통해서 작품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조만간 한국 관객이 무대를 직접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바란다. 우리는 이제껏 너무 가진 것 보다는 못 가진 것을 향해 달려왔기에, 이 작품을 보고서 다시금 내 곁의 그에게 사랑을 쏟길 바란다.
필자: 성무량
현재 대전문화예술의전당 공연기획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영국 서섹스대학교에서 영문학 석사학위를 취득하였고,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위드 시네마, 서울국제공연예술제, 한국공연예술센터 등에서 경력을 쌓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