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tureEverything 페스티벌 컨퍼런스
FutureEverything 페스티벌 컨퍼런스 ©

주한영국문화원

영국의 가디언지가  전 세계 10대 축제 중 하나로 꼽은 FutureEverything Festival은 디지털 및 문화 분야의 일선 전문가들이 모여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경험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만남의 장입니다. 

주한영국문화원은 FutureEverything과 파트너십을 맺고, 참가자 모집을 통해 한국의 디지털 및 문화, 미디어 분야에서 한 분을 선정하여 FutureEverything Festival에 초청했습니다. 한국대표로 참가한 김희은씨가 1편에 이어 2편에서는 직접 본인의 프로젝트를 전시하고, 발표한 생생한 경험담을 들려드립니다.

FutureEverything 페스티벌 참가 후기 2편

FutureEverything Festival의 구성 요소 중 하나인 컨퍼런스 기간 동안 글로벌퓨처랩 참가자들은 자신이 진행중인 프로젝트를 전시하고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에게도 내가 진행해온 사운드 설치 작품 Net Disruption 퍼포먼스를 약 20분 동안 시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Net Disruption 쇼케이스>

나는 페스티벌 참가 전 한국에서부터 FutureEverything과 지속적인 연락을 하여 작품의 프레임을 페스티벌 현장에 미리 설치할 수 있었다. 작품의 프레임은 예상한대로 완벽히 제작되어 있었고 작품의 뼈대에 살을 붙이기 위해 한국에서 가져온 재료들로 작품을 마무리하였다. 발표 약 한 시간 전 작품 설치를 마치고 기술 체크 및 리허설을 하였다. 12시쯤부터 전광판에 퍼포먼스 시간을 알리는 광고가 나타났고 서서히 관객이 Fireside chat room안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발표 시간이 1시가 가까워 오자 거의 모든 의자가 관객으로 찼고 이내 작품 발표를 시작하였다. 

모든 기술 체크를 앞서 마쳤는데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시간이 지체되었다. 그룹으로 진행하였던 작품을 혼자 모든 것을 책임지고 발표하는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매우 떨리고 긴장되는 시간이었다. 모든 퍼포먼스를 마치고 나서 관객 중 여러 명이 개인적으로 찾아와 작품에 대해 질문을 하였다. 소리에 대한 질문과 실에 대한 질문, 소리를 내는 매개체인 스마트폰에 대한 질문이었다. 이러한 질문에 대한 대답을 퍼포먼스 전에 참석한 관중들에게 미리 해주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았다. 첫 번째 발표에 대해 아쉬움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영국문화원으로부터 컨퍼런스 둘째 날 같은 시각에 한번 더 퍼포먼스를 할 것을 제안 받았고 기쁜 마음으로 다시 한번 발표를 하게 되었다. 

둘째 날에는 첫 날의 경험을 토대로 퍼포먼스를 시작하기 전에 작품 소개와 컨셉, 사운드 매핑, 제스처와의 관계 등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져 작품에 대한 관객의 이해를 도왔다. 관객들이 앞에 나와 작품을 직접 만지고 보고 움직이며 소리를 내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두 번째 발표를 통해 첫 번째 발표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어서 기뻤다. 

다양한 전시와 공연 관람

내 작품 공연이 끝난 이후에는 편안한 마음으로 초청 연사들의 강의도 듣고 다른 글로벌퓨처랩 참여자들의 전시 공간도 찾아가 보았다. 소멸해가는 문화와 언어를 지키고자 개발한 교육용 앱, 만성적인 질병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끌어내고 커뮤니티를 만들어내는 디지털 스토리텔링 웹 등 의미있고 재미있는 프로젝트들이 많이 있었다.

영국 북부 왕립음악원(Royal Northern College of Music)에서는 매일 저녁 공연이 열렸는데 사운드와 빛을 이용한 공연을 비롯하여 소리를 시각화한 작품 등이 흥미로웠다. 나는 사운드 설치미술에 관심이 있었던 터라 관련 아티스트들의 공연과 전시를 열심히 찾아 다녔다. 작곡가이자 아티스트인 Tristan Perich의 Noise Patterns 공연에서는 고주파 소리를 계속 듣고 있자니 처음에는 귀에 많이 거슬렸지만 눈을 감고 들으니 그 잡음 속에서 패턴이 들리기 시작했다. 청각과 상상만으로 소리가 가시화되는 느낌이었다. 

이어서 관람한 Alec Empire의 Low on Ice Live 공연에서는 소리와 함께 시각매체도 제공되었다. 음악적인 면에서는 첫 번째 공연보다 만족스러웠다. Cod.Act의 Nyloid라는 사운드 설치작품에서는 마치 다리가 세 개 달린 로봇이 사운드를 통해 자신이 살아있는 생명체이며 자유를 갈망하고 있다는 걸 말하는 듯 했다. 뉴미디어아트를 공부 중인 학생으로서 시각적으로 매우 잘 정제된 작품에서 사운드는 생명을 불어넣고 또한 관객에게 재미있는 경험을 선사한다는 점이 가장 인상 깊었다.

나에게 FutureEverything 페스티벌이란?

이렇게 6일 간의 FutureEverything 페스티벌은 짧고도 강력한 기억을 남기고 막을 내렸다. 심도있는 토론과 뇌를 자극하는 워크숍으로 시작한 페스티벌은 컨퍼런스 동안에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고 쇼케이스를 통해 나의 작품을 발표하고 저녁마다 관심 있는 분야의 공연과 전시를 보며 친목도 나눌 수 있었던 매시간이 만족스러운 페스티벌이었다. 글로벌퓨처랩을 통해 서로 다른 나라에서 온 대표들과 한 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친구가 되고 세계를 잇는 글로벌 네트워크가 형성되었다는 것은 무엇보다 가장 큰 선물이라고 생각된다. 

국경선을 넘어 디지털 미디어라는 큰 관심사 아래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시각을 넓힐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를 선사해 준 영국문화원에 매우 감사하고 여러 각도로 작품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비평적인 연구 방법을 소개해준 Strange Telemetry, 작품 쇼케이스 및 이 모든 것을 기획하고 운영해준 FutureEverything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

일주일 간의 화려하고 도전적인 맨체스터에서의 시간을 마치며 컨퍼런스 기간 동안 재미있다고 생각했던 FutureEverything 행사장 내 무선인터넷 비밀번호로 글을 마치려 한다. 

‘What now for?’ Future is Everything.

김희은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디지털미디어학부 X Medialab에서 미디어 디자인을 전공 중이며, 인터랙티브 아트, 사용자 경험 디자인 등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FutureEverything과 페스티벌

FutureEverything은 1995년에 설립되어 지난 20년간 디지털 시대의 핵심 화두인 기술, 사회, 문화의 수렴에 대해 연구해왔다. 커뮤니티 네트워크와 정기적인 행사들을 통해 기획자, 개발자, 프로그래머, 아티스트, 도시계획가, 정책입안자 등을 연결시켜주며, 그들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공동작업을 할 수 있도록 영감을 주고 있다. 

Future Everything이 주최하는 FutureEverything Festival은 디지털 및 문화 분야의 일선 전문가들이 모여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경험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만남의 장으로 대규모 컨퍼런스, 음악, 전시회와 실시간 이벤트, 새로운 기술과 창의적 사회적 실험을 위한 시범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2014년에는 17,000여 명이 FutureEverything을 방문했으며 영국의 가디언지(The Guardian)는 FutureEverything 을 전세계 10대 축제 중 하나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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